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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조배터리 살 때 mAh만 보면 안 되는 이유

보조배터리 상품 페이지에서 가장 크게 적혀 있는 숫자는 대개 mAh입니다. 10,000mAh, 20,000mAh 같은 값이죠. 그런데 이 숫자만으로는 내 기기를 몇 번 충전할 수 있는지도, 비행기에 들고 탈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.

이 글은 제조사가 표기하는 사양에서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. 특정 제품을 비교하거나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.

1. mAh는 배터리 내부 기준이고, 실제 전달량은 더 적다

mAh(밀리암페어시)는 배터리 셀 자체의 용량입니다. 그런데 리튬이온 셀의 전압은 보통 3.6~3.7V인 반면, USB로 기기에 보낼 때는 5V 이상으로 올려야 합니다.

전압을 바꾸는 과정에서 손실이 생기고, 회로와 발열로도 일부가 사라집니다. 그래서 표기 용량이 그대로 기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. 흔히 실사용 전달률은 60~70% 수준으로 이야기되며, 케이블 품질과 충전 속도, 주변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.

예를 들어 20,000mAh 제품이라고 해서 5,000mAh 배터리를 가진 휴대폰을 정확히 4번 충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. 2~3회 정도로 보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.

확인할 것: 제조사가 “실제 충전 횟수”를 따로 표기했는지. 표기하지 않았다면 mAh 값을 그대로 횟수로 환산하지 마세요.

2. Wh — 이 숫자가 있어야 비행기를 탈 수 있다

Wh(와트시)는 전압까지 반영한 실제 에너지량입니다. mAh와 달리 제품 간 비교가 가능하고, 무엇보다 항공 반입 기준이 Wh로 정해져 있습니다.

환산식은 간단합니다.

Wh = (mAh × 셀 전압) ÷ 1000

셀 전압을 3.7V로 잡으면 대략 이렇습니다.

표기 용량 환산 Wh(3.7V 기준)
10,000mAh 약 37Wh
20,000mAh 약 74Wh
26,800mAh 약 99Wh
30,000mAh 약 111Wh

항공 반입 기준

국제 기준(IATA)을 따르는 일반적인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.

  • 100Wh 이하 — 기내 반입 가능
  • 100Wh 초과 160Wh 이하 — 항공사 사전 승인 필요, 보통 2개까지
  • 160Wh 초과 — 반입 불가
  • 위탁수하물(짐칸)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. 반드시 기내에 들고 타야 합니다

20,000mAh급이 여행용으로 많이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 74Wh 정도라 100Wh 기준에 여유가 있습니다. 반대로 30,000mAh를 넘어가면 승인 대상이 되거나 아예 못 가져갈 수 있습니다.

2026년 3월에 바뀐 규정

ICAO 규정이 2026년 3월 27일부로 개정되면서 두 가지가 추가됐습니다. 이전 정보를 보고 계셨다면 다시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.

  • 소지 개수 제한 — 용량과 별개로 보조배터리 개수 자체가 제한됩니다
  • 기내 충전 금지 — 비행 중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는 행위가 금지됐습니다. 보조배터리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과, 좌석 전원으로 보조배터리를 채우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

항공사와 국가에 따라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도 하고, 규정 자체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. 표를 파는 항공사가 아니라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의 최신 공지를 탑승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.

확인할 것: 제품 본체나 상세페이지에 Wh 값이 직접 표기되어 있는지. 공항에서는 표기된 값을 보고 판단하므로, Wh가 인쇄돼 있지 않으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.

3. 출력(W) — 노트북을 충전하려면 여기를 봐야 한다

용량이 “얼마나 오래”라면 출력은 “얼마나 빨리”입니다. 그리고 노트북처럼 큰 기기는 출력이 부족하면 아예 충전이 안 되거나 사용 중 배터리가 줄어듭니다.

PD와 PPS

  • PD(Power Delivery) — USB-C 표준 고속충전 규격. 기기와 전압을 협상해 최대 100W 이상까지 전달합니다.
  • PPS(Programmable Power Supply) — PD의 확장. 전압을 더 잘게 조절합니다. 삼성 갤럭시의 초고속 충전 2.0처럼 PPS를 요구하는 기기가 있습니다.

이어폰이나 휴대폰만 쓴다면 18~30W로 충분하지만, 노트북까지 생각한다면 사용하는 노트북 어댑터의 W 수를 먼저 확인하고 그에 맞춰야 합니다.

총 출력과 포트별 출력은 다르다

“최대 65W”라고 적혀 있어도, 포트가 여러 개일 때 동시에 쓰면 나뉩니다. 한 포트만 쓸 때 65W이고 두 개를 쓰면 45W + 18W처럼 갈라지는 식입니다.

확인할 것: 포트별 최대 출력과, 여러 포트 동시 사용 시의 분배 표기. 사양표에 “단독 사용 시”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지 보세요.

케이블이 못 받쳐주면 소용이 없다

보조배터리가 100W를 낼 수 있어도, 케이블이 60W짜리면 60W까지만 흐릅니다. 표시가 없는 USB-C 케이블은 기본적으로 60W가 상한이고, 그 이상은 케이블 안에 인식용 칩이 있어야 합니다. 자세한 내용은 USB-C 케이블은 다 같지 않다 에 정리해 뒀습니다.

4. 그 외에 사양표에서 볼 것

  • 충전 입력(Input) 속도 — 보조배터리 자체를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을 좌우합니다. 출력만 빠르고 입력이 느리면 매번 오래 꽂아둬야 합니다.
  • 패스스루 지원 —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면서 동시에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입니다.
  • 무게 — 20,000mAh급은 대체로 350~450g대입니다. 매일 들고 다닐 거라면 용량만큼 중요한 항목입니다.
  • 케이블 내장 여부 — 별도 케이블을 챙기지 않아도 되는지.
  • 잔량 표시 방식 — LED 4칸인지 숫자(%) 표시인지.

정리

항목 사양표에서 볼 것 속기 쉬운 표현
용량 mAh와 Wh 병기 여부 mAh만 크게 표기
충전 횟수 제조사 표기 실충전 횟수 mAh ÷ 폰 배터리 용량
출력 포트별 최대 W, PD/PPS 지원 “최대 65W” 총합 표기
입력 자체 충전 속도와 소요 시간 출력만 강조
항공 본체에 인쇄된 Wh 표기 없음

조건별로 나누면

  • 휴대폰만 쓴다 → 10,000mAh 전후, 20W 이상이면 대체로 충분
  • 해외여행이 잦다 → Wh가 본체에 인쇄된 제품, 100Wh 미만
  • 노트북까지 충전한다 → 노트북 어댑터 W 수를 먼저 확인하고 그 이상 출력
  • 갤럭시 초고속 충전을 쓴다 → PPS 지원 명시 여부
  • 매일 들고 다닌다 → 용량보다 무게와 두께를 먼저

용량이 크면 무겁고, 출력이 높으면 대체로 비쌉니다. 모든 항목이 최고인 제품을 찾기보다 자기 사용 패턴에서 어떤 항목이 병목인지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.

직접 비교해 보기

이 글은 특정 제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. 위 기준을 알고 나면 상품 목록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

쿠팡에서 보조배터리 목록 보기

목록을 볼 때는 Wh 표기가 있는지, 포트별 출력이 나뉘어 적혀 있는지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하면 후보가 빠르게 줄어듭니다.

보조배터리구매가이드